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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 - 죽음의 바다영화 감상 2024. 2. 20. 10:27
노량 - 죽음의 바다 포스터 이하의 내용에는 노량 - 죽음의 바다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순신의 마지막 전투를 묘사한 작품입니다.
노량해전은 5백여 명의 조·명 연합군 전사자, 그리고 일본군은 2만여 명이 전사한 전투입니다.
상당히 전투의 규모가 컸다는 것을 제외하고도, 이순신 장군의 전사와 더불어 임진·정유재란의 종결이라는 전투라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의미가 있는 해전입니다.
노량해전의 주 교전 세력인 시마즈 가문은 상당히 큰 가문으로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패하고도 그 위세를 유지할 정도로 세가 대단한 영주가문입니다.
일본 전국시대 통일 과정과 맞물려 미묘한 정치적 알력이 있었기 때문에 임진왜란에는 상당히 늦게 참전한 편입니다. 그래서 전력도 상당히 온전한 상태였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이순신이 하는 일마다 방해하는 방해꾼 1 정도의 역할로 등장할 것 같은 진린 도독은 사료를 통해 유추해 본 인물상에 가깝게 묘사한 것 같다고 평할만합니다.
다만 이순신을 향해 칼을 겨누는 등의 모습은 아무리 영화적 재미를 위해 각색하였다고 해도, 상당히 무리수인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약간은 늘어지는 감이 있었지만, 아군, 우군, 적군이 오롯이 모였습니다. 이제 전투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나 싶었는데, 또다시 이순신의 감정선이 지리멸렬해진다는 느낌조차 들었습니다.
아마도 ‘철군하는’ 왜군과 끝까지 싸워야 하는 장군의 감정을 강조하기 위해서였을까요? 그것과는 별개로 오히려 명군이 전쟁을 더 하고 싶지 않아 하는 부분이 더 이해되었습니다.
오히려 이순신이 왜군을 섬멸하려는 동기의 설득력이 떨어지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노량 - 죽음의 바다의 해상전투 장면은 상당히 화려한 편에 속합니다. 그런데 전투 장면마저도 상당히 늘어지는 순간들이 중간중간 ‘침투’합니다.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북소리가 끝나고, 성대하게 치르는 장례 장면은 노량 - 죽음의 바다 특유의 ‘늘어짐’을 그대로 형상화해 놓은 것 같습니다.
때로는 감정의 과잉과 지나친 슬로우모션보다는 절제하여 담백하게 표현하는 것이 더욱 심금을 울릴 때가 있습니다. 모든 감동적 장면 하나하나를 천천히 공들여 묘사할 필요는 없습니다.
노량해전의 결과 소서행장(고니시)는 퇴각에 성공하였으나 후에 세키가하라에서 패한 뒤 참수-할복을 거부- 되는 결말을 맞습니다.
전투의 화려함은 감출 수 없이 빛나지만, 상당히 감정이 과잉된 장면들은 먹다가 체할 정도로 부담스럽습니다. 조금만 더 자제하는 영화가 되었으면 더욱 깔끔하지 않았을까요?
마지막으로 하나 특이 사항을 논하자면 노량 - 죽음의 바다는 일본인이 일본어를 하고 중국인이 중국어를 합니다.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원어를 사용하고 싶다면 원어민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 봅니다.
제 감상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덧붙임
진린은 천문 관측을 통해 장군성의 빛이 쇠하고 있으니, 제갈량의 전례를 따라 고사를 지내보라고 이순신에게 권유한 바 있습니다.
쿠기영상에서는 아직도 그의 별이 빛나고 있다는 언급이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이 살아있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그가 호국영령이 되어 아직도 국토를 수호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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