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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야기나누기 - 2024년 5월
    일반 2024. 5. 15. 10:40

     고정관념은 편리하기도 하지만 오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Adobe Firefly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고정관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심리적 휴리스틱, 직관, 경로의존성, 뭐라고 해도 좋습니다.

     

     인간은 매번 같은 행동에 대해 심적, 물적 자원을 소모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또한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의 주장을 일일이 반박하는 것 역시 싫어합니다.

     

     이는 당연히 ‘효율적’인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번 출근하는 길을 처음 가는 것처럼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면, 대부분의 직장인은 출근하자마자 에너지가 상당히 소모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전문가나 상사의 말이 틀릴 가능성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자주 있는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그들의 논리를 반박하려면, 반박하려는 사람도 상당한 자원투자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힘들게 공부한 결과가 ‘상사’와 ‘전문가’의 말이나 명령이 옳다는 결론이라면 얼마나 허무할까요. 그래서 인류는 그들의 ‘권위’에 그다지 의문을 품지 않도록 진화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심리적 ‘단축키’로서 경각심을 가져야만 할 부분이 아니라, 에너지 절약이나 빠른 의사 결정 등 장점이 많습니다. 오히려 모든 것을 ‘새롭게’ 받아들이고 다룬다면, 상당히 비효율적이며 스트레스 지수도 상당히 높아질 것입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모든 것을 생각하지 않고 ‘하던 대로’만 하게 된다면,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과거 한 패스트푸드점에 의문에 전화가 걸려 온 사건이 있습니다.

     

     의문의 전화는 다짜고짜 한 여성 직원의 외모를 열거하며, 그녀가 돈을 훔쳤다고 주장합니다. 마침, 그 지점에는 그러한 직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화를 받은 직원도 그다지 의심을 하지 않을 것이겠지요. 그런데 ‘전화’의 요구는 점점 이상해지기 시작합니다. 알몸 수색을 시작으로 구강성교, 종국에는 성폭행까지 나아갑니다.

     

     일반적으로 더 놀랄만한 점은 정체조차 불분명한 이 ‘전화’의 명령을 받은 대부분의 사람을은 그다지 의문조차 가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의 가해자 측 인물들 특히 패스트푸드점의 인물들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비난과 의문은 사실 의미가 그다지 없습니다. 

     

     왜냐하면 권위에 복종하는 것은 인류가 택한 가장 효율적인 휴리스틱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굳이 ‘예루살렘의 아히히만’ 같은 거창한 사례를 끌고 오지 않아도 이제는 ‘가해자(악)의 평범성’을 두고 ‘어떻게 저런 사람’이 그럴 수가 있는가를 논하는 단계는 지났습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백 소령’ 사건이라고 하면 아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밤에 군부대를 찾아와 자연스럽게 부대를 시찰하고 소총을 가져간 사건입니다.

     

     그 모든 경계 작전에 대한 교리와 총기를 다루는 원칙들이 의문의 ‘소령’에게 모두 무력화되었습니다. 

     

     사실 ‘밖’에서 보면 모두 어이없는 일뿐입니다. ‘의문의 전화’의 명령을 들을 이유는 없습니다. ‘인종청소’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전쟁범죄임을 모르는 이는 없습니다. ‘백 소령’이 명령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전에 전파되지 않은 인물이라면 신원을 확인해 봐야 할 필요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모든 ‘사건’ · ‘명령’ · ‘처리단계’마다 하나하나 비판적 사고를 해 나가야 할까요? 본문의 내용과는 별개로 상당히 우스꽝스럽고 비현실적인 주장일 것입니다.

     

     오히려 하나하나 따지고 예민하게 반응한다면, ‘예외적’이었던 본문의 사례들을 예방하기에 앞서 ‘일상적’이었던 업무나, 작전이 실패할 것입니다.

     

     앞서 말한 사고들은 대단한 실수와 음모에서 비롯된 사건들이 아닙니다.

     

     작은 부주의에서 비롯되거나, 의심 없이 상사나 공무원이라고 생각되는 자의 명령을 이행했을 뿐입니다. 정리하자면 충격적인 사건일지라도 그 원인은 상당히 평범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해결책 역시 뭔가 대단하거나 사고의 전환을 요할 이유는 없습니다.  

     

     1:29:300 법칙이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초대형 사고가 일어나기 전을 돌이켜보면, 300개의 작은 실수와 29개의 

    사고가 있다는 이론입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1개의 초대형 사고를 막기 위해서 대단한 일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작은 실수를 줄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악이 그렇다면, 이를 상대하는 선도 위대하고 고매할 필요가 없습니다.

     

     화려하고 시원해 보이는 해결책이 언제나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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