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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의 내용에는 엘리오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난한 성장드라마 한 편입니다. 물론 영화 엘리오만의 상상력을 덧붙인 우주 연합과 그라이곤 군주의 갈등이 화려한 그래픽으로 표현되지만, 본질적으로는 어린이 ‘엘리오’의 성장과 혼자가 아니라는 깨달음이 핵심입니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가족과 함께 이겨낼 수 있어. 우주에 몰두하는 것도 좋지만, 다퉜던 또래들과 친구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진정한 우정은 종족을 뛰어넘을 수 있다. 하나하나 소중한 내용들임은 틀림없지만, 조금은 ‘뻔한’ 주제들입니다. 영화 엘리오는 자신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거나 물샐틈없는 설정으로 차별화를 꾀하기 보다는 ‘2025년’ ‘새로운’ 가족영화를 만들어 내는 것에 집중합니다. 평범한 소재를 현대 감각에 ..

이하의 내용에는 28년 후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좀비가 있는 세계관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간단한 문장이지만, 제작자·관객의 성향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각자가 받아들인 바가 다르니, 당연히 원하는 것도 다릅니다. 표현하고 싶은 바가 다르니, 영화 스크린에 담겼을 때 그 불일치가 더욱 커지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28년 후’라는 영화는 일반적인 ‘좀비 영화’ - 본 작에서는 분노 바이러스지만 -라면 응당 나와야 할 장면으로 관객들의 기대치를 채워주지는 않습니다. 좀비영화를 보려는 관객은 일반적으로 무엇을 기대할까요? 물밀듯이 밀려오는 좀비 떼와 이를 막아내는 생존자들의 모습과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동반되는 인간군상들의 이야기를 기대한다고 적으면 ..

이하의 내용에는 하이파이브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초능력자의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들이 능력을 각성한다는 설정의 한국식 히어로물입니다. 한국의 초능력자 또는 히어로를 이용한 장르물은 미국의 마블이나 DC에 비해 이해도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기대가 적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하이파이브는 그동안 한국에서 제작한 히어로 장르의 영화에서 느껴지는 어색함이나 위화감이 적었습니다. 어느 초능력자가 사망한 뒤 장기를 기증합니다. 심장, 폐, 신장, 간, 각막. 심장을 이식받은 중학생 박완서 학생은 강인한 육체를 얻습니다. 폐를 이식받은 작가 겸 악플러인 박지성은 강한 바람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얻습니다. 신장을 이식받은 야쿠르트 프레시매니저 김선녀는 ..

이하의 내용에는 씨너스 - 죄인들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떤 노래는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들게 하며, 듣는 자에게 평안과 치유를 주지만, 사탄을 불러들이기도 한다. 씨너스 - 죄인들의 영화 이야기를 하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미국의 노예제 관련한 몇 가지 배경지식과 당시 시대적 분위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굳이 이 사항을 설명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국이 일본에 식민 지배 당한 사실을 모른다면, 해방 직후 혼란기의 민중이나 사업가를 묘사한 영화를 감상할 때, 영화가 재밌더라도 몇몇 장면에서 인물의 대사와 분위기·맥락을 따라가지 못할 수 있는 것과 동일한 이유입니다. 영화 감상이 아닌 미국 역사를 상기하는 글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186..

2025년도 벌써 절반이 지나갔다는 상투적인 말은 쓰기가 조금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국만 해도 여러 파란만장한 정치·경제적인 사건들이 있었고, 세계적으로 봐도 미국, 중국 등 패권국들이 서로서로 ‘대놓고’ 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앞서 암시한 정치 경제적인 사건들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논의하자는 것은 아니고, 어쩌다 보니 시간이 6개월이나 지났다는 상투적인 표현이 올해는 조금 부적절하지 않을까 하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 정도로, 압축적으로 진행되는 격동의 2025년을 살아가고 있어서 시대의 주역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혼란기의 희생양이 될지도 모르는 불안감을 강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서설이 길었습니다. 요새 영화관이 불황이라는 말이 많습니다. 영화를 꽤 많이 감상하고, 감상을 올..

이하의 내용에는 릴로 & 스티치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외계에서 온 괴생물체(?)와 말괄량이 6세 여아가 만들어내는 가족 이야기입니다. 릴로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언니 니나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만, 어린아이들에게도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반쯤 왕따 상태입니다. 릴로 잘못이 전혀 없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지만, 6살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조금 큰 외로움이 말썽으로 나타나 상황은 악화하기만 합니다. 사회복지사는 니나에게 릴로의 복지와 니나 본인의 복지(대학교 입학)을 위해 다른 가정에 릴로를 입양 보낼 것을 권유합니다. 스티치 아니 생물체 626은 연구와 실험만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과학자가 만들어낸 인공 생명체입니다. 우주 연합의 총사령관은 생물체 626에게 발언의 기회를 주지만,..

이하의 내용에는 미션 임파서블 - 파이널 레코닝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 데드 레코닝에서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종착역입니다. 물론 영화의 흥행 성적이나 주변 상황에 따라서 이미 끝난 IP도 살려내는 현대 영화산업의 상황을 고려하면 절대적인 것은 아니겠지만, 일단은 공식적으로 완결이 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서술하겠습니다. 데드 레코닝에서 만능 AI가 인터넷 세상을 통제하게 되었고, AI의 무력화를 위해 제작되었던 ‘포이즌필’은 에단이 가지고 있지만, 원본 소스는 이미 침몰한 잠수함 속에 있어서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입니다. 엔티티-AI-는 이미 전 세계의 인터넷을 통제하며 가짜뉴스와 딥페이크로 여론을 선동하며, ‘원자의 아이들’이라는 사이..

이하의 내용에는 세븐 베일즈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곱 베일의 춤은 오페라 살로메에 나오는 유명한 춤입니다. 주인공 재닌은 살로메를 공연했던 찰스의 아내 베아트리스에게 살로메를 재연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감독으로 선임됩니다. 전권을 가진 감독임에도 영화 초반부 재닌의 독백은 ‘당신은 언제나 그녀를 보는군요’라는 질투 섞인 넋두리입니다. 그녀는 찰스가 초연한 오페라를 그대로 구현하려고 하며-아주 ‘사소한’ 변경 점을 제외하고- 상영시간 내내 암시되는 그녀의 ‘아빠’와의 관계를 극복해야 합니다. 살로메의 재연, 그리고 재닌과 아빠와의 관계는 이 영화의 거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닌은 과거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에게 연기 지도를 꾸준히 받아왔습니다. 그녀와 아빠의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