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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영화 감상 2025. 3. 25. 16:29
이하의 내용에는 퇴마록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퇴마록 원작 소설은 20~30여 년 전 장르 소설계가 상당히 부흥하던 시기에도 독보적 인기를 구가하던 작품이었습니다. 한국 영화의 부흥기와 맞아떨어진 시기에 퇴마록이 이미 영화화되었었다는 사실은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만, 영화의 완성도나 여러 요소가 원작 팬들 그리고 영화 관객들 모두에게 ‘흑역사’ ‘지우고 싶은 과거’가 될 정도로 처참했다는 것은 그다음 퇴마록 IP를 이용한 영화가 2025년까지 미뤄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래도 말세편-최종장이 맞는지도 기억나지 않지만-까지 읽은 정이 있어서,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한 퇴마록의 새로운 모습을 관람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번 극장판 퇴마록의 줄거리는 매우 간단합니다. 박신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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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코난 - 14번째 표적영화 감상 2025. 3. 20. 15:21
이하의 내용에는 명탐정 코난 - 14번째 표적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초창기 명탐정 코난 극장판입니다. 코난 세계관은 코난의 연재 기간만큼 시간이 지나지는 않았고, 코난 초기부터 현재까지 경과한 공식적인 시간이 6개월에서 1년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긴 연재 기간과 괴리되는 부분에 대해 진담 반 농담 반으로 ‘삐삐’를 쓰다가 몇 초 뒤에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유머를 본 기억도 있습니다. 따라서 조금은 ‘구형’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명탐정 코난 - 14번째 표적의 등장인물들을 고려하면 배경지식이 없는 관객도 최근의 이야기는 아니리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추리에 대한 부분은 이름과 숫자에 대한 말장난으로 시작해, 범인이 어째서 초반 피해자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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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 - 2025년 3월일반 2025. 3. 15. 14:08
이야기나누기 2월이라고 제목을 적다가 잠시 뒤에 오늘이 3월 15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벌써 2025년도 3월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전 세계적인 정치·경제·전쟁 문제에 대해 많은 사건이 있었던 덕분에, 조금 어색한 것 같습니다. 각각의 정치, 경제, 전쟁 각각에 사안들에 대해 설명하거나 의견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필자가 해당 사안들에 대해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선 이 블로그는 영화 감상을 주로 작성하는 공간이라 주제에 맞지 않고, 둘째로 해당 의제들에 대해 전문가라고 하기 어려운 필자의 의견을 굳이 나열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커피 한잔 하면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글을 쓴다고 적으려 보니 2025년에 누가 블로그 글을 읽으며 커피를 즐기겠는가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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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탈리스트영화 감상 2025. 3. 10. 16:58
이하의 내용에는 브루탈리스트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브루탈리스트는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위주로 한 건축을 주로 하는 건축가를 말합니다. 주인공 라즐로 토스가 바로 그 브루탈리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즐로는 유대인으로 유럽에서 꽤 명망 있는 건축가였지만, 나치의 박해를 받아 미국으로 밀입국합니다. 부인과 조피아는 미국으로 넘어오지도 못합니다. 라즐로가 유럽에서 어떠한 사람이었는지는 미국에서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사촌 아틸라 오드리 부부에게 신세를 지며, 창고 방에 머무르며 가구 상담이나 견적을 짜는 정도만 해도 감지덕지할 일입니다. ‘직업’이 있으니까요. 어느 날 해리슨 벤 뷰런의 ‘아들’이라는 사람이 아버지의 서재를 리모델링해달라는 주문을 합니다. 아틸라는 ‘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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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 브레이브 뉴 월드영화 감상 2025. 3. 7. 11:51
이하의 내용에는 캡틴 아메리카 - 브레이브 뉴 월드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MCU의 페이즈5도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윈터솔저나 시빌워 생각하던 팬들은 놀랄 수 있겠습니다만, 이제 캡틴 아메리카는 팔콘이었던 샘이 맡고 있습니다. ‘샘 윌슨’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캡틴 아메리카가 되었는지, 이사야가 어떻게 잊힌 영웅이 되었는지는 ‘팔콘과 윈터솔저’드라마에 나오는 내용입니다만, 아쉽게도 디즈니 플러스 전용 콘텐츠이기 때문에 일부 팬들은 뜬금없다고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다행히도 필자는 디즈니 플러스를 출시 이후부터 구독하고 있고, 팔콘과 윈터솔저도 감상했기 때문에 샘 윌슨의 캡틴 아메리카 영화를 반기는 편에 있습니다만, 드라마의 서사를 모르는 영화 팬들의 뜨뜻미지근한 환영도 이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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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영화 감상 2025. 3. 1. 17:50
이하의 내용에는 브로큰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뻔한 영화, 소위 창고-양산형-영화도 취향에 맞는다면 재미있습니다. 브로큰은 필자에게 있어서 그런 영화였습니다. 조직폭력배였던 배민태가 동생 석태의 죽음의 진실을 밝혀나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석태가 학대하던 아내였던 차문영은 작가 강호령에게 석태의 학대 사실을 알리고, 작가 강호령은 그녀를 위해 ‘살인 계획’이 들어있는 소설을 집필한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우아하게 그러한 소재들을 연결하지는 못합니다. 극 중에서 강호령은 어느 순간부터 존재의의를 잃어버린 채 병풍이 되어 버리고, 민태는 ‘당연히’ 최종 보스인 석창모(조직폭력배 두목)를 상대합니다. 줄거리에 대해 할 이야기는 이것뿐입니다. 뻔한 피카레스크 물이다, 주인공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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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의 그림자영화 감상 2025. 2. 28. 21:02
이하의 내용에는 카라바조의 그림자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켈란젤로라는 이름을 적었을 때, 레오나르도 다 빈치 · 라파엘로와 함께 3대 거장으로 불린 그 미켈란젤로가 아닌 ‘카라바조’라는 사람이 떠오르는 사람은 적을 것입니다. 거기에 적절하지 못한 사생활 때문에, 재조명 받은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화가라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교황의 명만을 받는 직속 성당기사인 '그림자'가 있습니다. 그에게 주어진 명령은 미켈란젤로 메리시 소위 '카라바조'의 사면이 적절한지 여부를 판단하라는 것입니다. 미술에 문외한인 기사에게 화가의 사면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미학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고 그림자의 입에서 직접 언급됩니다. 하지만 교황이 그림자에게 바라는 것은 미학적 판단이 아닙니다.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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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영화 감상 2025. 2. 25. 17:13
이하의 내용에는 메모리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비아와 사울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자극적으로 쓰자면 치매 환자와 성폭행 피해자의 사랑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고, 알코올중독이자 각종 피해망상에 시달리는 여성과 한때는 잘나갔지만 이제는 동생에게 ‘부양’되어야 하는 남성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 설명이 없이 관객에게 보이는 실비아는 약간 신경질적이고,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이제 나름 성인에 가까워지는 딸을 과보호하거나, 통제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실비아는 관객과의 첫 만남에서 좋은 모습만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고등학교 동창회에 가서도, 그녀는 홀로 자리에 앉아 ‘그들이’ 즐기는 것을 감상하기만 합니다. 옆자리에 남자가 자신에게 추파를 던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