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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의 라스트 세션영화 감상 2024. 9. 25. 16:10
프로이트의 라스트 세션 이하의 내용에는 프로이트의 라스트 세션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CS 루이스 옥스퍼드 교수와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펼치는 신의 존재 증명이라고 하면 조금 거창하긴 하지만 틀린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유신론자인 루이스와 프로이트의 건전한 토론과 토의라고 보기에는 둘의 단어 선택이 인신공격과 폄하의 경계선에 있어 쉽게 ‘건전하다’고 표현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프로이트의 라스트 세션은 ‘캐릭터’ ‘특징’ 특히 주인공인 프로이트가 ‘SEX DOCTOR’로 불린다는 것 정도만 알고 본다면 주연 2명이 ‘왜’ 저런 이야기를 하는지 따라가기 조금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제대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려면 플라톤의 ‘이데아’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것이 틀림없지만, 영화감상이 우선이 되어야지, 철학과 그에 파생된 신학, 그리고 프로이트의 이론에 대한 설명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리비도’라는 단어에 대한 간략한 부연 설명만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리비도라는 것은 프로이트가 제창한 이론에 따르면, 일종의 성적 충동에서 비롯된 동기나 에너지입니다.
프로이트 초창기에는 모든 것들이 성적인 에너지가 근간이라고 주장했다가, 후기에 모든 에너지로 수정했습니다.
모든 동기들의 근원이 거슬러 올라가면, 전부 성적 욕망과 에너지라고 주장한 그가 SEX DOCTOR로 불리는 것이 크게 이상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루이스는 2,000년간 신부, 철학자, 수녀, 성인, 과학자, 문학가, 변호사 등 ‘지식인’들이 질문하고 요구했던 ‘신의 존재 증명’을 완벽하게 해내지는 못하지만, 주인공 격인 프로이트에게 밀리지도 않습니다.
특히 프로이트의
“예수가 스스로 신이라고 해서 신이라면, 내 많은 환자도 스스로가 신이라 자칭했다. 그렇다면 예수도….”
신성모독에 가까운 발언에도 침착하게 답변합니다.
오히려 전쟁의 참사에 지쳐버린 프로이트가 무심코
“오 신이시어….”
중얼거리는 부분을 놓치지 않는 것도 루이스입니다.
이 둘의 대화는 단순히 신앙인과 무교인의 토론이 아니라, 플라톤의 이데아, 아리스토텔레스의 부동의 동자, 교부철학, 토마스 아퀴네스등이 수없이 논했던 철학과도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습니다.
만약 루이스와 프로이트의 한마디 한마디가 어느 철학의 내용이었고, 그게 어떻게 논파되었고 보강되었는지 대략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훨씬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프로이트나 신학, 철학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관객이라면 상당히 지루한 이야기가 계속 진행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배경지식 없이 영화 자체의 내용만으로 ‘프로이트의 라스트 세션’이라는 영화를 완전히 즐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필자는 이 영화를 즐겼습니다만, 프로이트의 라스트 세션이라는 영화에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제 감상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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