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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 - 2025년 6월일반 2025. 6. 15. 17:11
2025년도 벌써 절반이 지나갔다는 상투적인 말은 쓰기가 조금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국만 해도 여러 파란만장한 정치·경제적인 사건들이 있었고, 세계적으로 봐도 미국, 중국 등 패권국들이 서로서로 ‘대놓고’ 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앞서 암시한 정치 경제적인 사건들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논의하자는 것은 아니고, 어쩌다 보니 시간이 6개월이나 지났다는 상투적인 표현이 올해는 조금 부적절하지 않을까 하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 정도로, 압축적으로 진행되는 격동의 2025년을 살아가고 있어서 시대의 주역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혼란기의 희생양이 될지도 모르는 불안감을 강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서설이 길었습니다.
요새 영화관이 불황이라는 말이 많습니다.
영화를 꽤 많이 감상하고, 감상을 올리는 필자 입장에서 볼 때도 그렇습니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까다롭게 재고 따지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예매하려고 보면 ‘재개봉’ ‘고전 명작’들이 많은 자리를 차지하며 ‘신작’ 특히 볼 마음이 드는 ‘신작’은 정말 찾기 어렵습니다.
관객이 없으니, 투자가 위축되고, 투자가 위축되니 새로운 영화 신작이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이르게 된 데는 한 가지 원인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많은 관객들과 인터넷 여론은 너무나 빠르게 올린 영화 푯값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7,000원 하던 영화 가격 특히 조조영화의 경우 3·4천 원이라 영화를 보고 싶지 않았어도 그냥 시간때우러 영화관에 가던 관객들이 영화관 가격이 15,000원이 되자 모두 ‘소멸’했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영화사들이 재정적자를 이유로 직원들을 축소 운영하기 시작해서, 15,000원이라는 비싼 영화 값을 냈음에도 오히려 서비스는 더 불친절해졌다는 관객들의 불만도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성급하게 논의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영화관의 종말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그 자리를 넷플릭스를 위시한 OTT가 차지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필자는 영화관의 입지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영화관이 이대로 도태되고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영화관만의 강점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우선 2시간이 넘는 영상물을 ‘빠르게’ 넘기거나 도중에 ‘딴짓’을 하지 않고 감상한다는 암묵적 약속에 따라 일반적으로는 집에서 느끼기 힘든 화면과 음향을 집중해서 즐길 수 있습니다.
둘째로 IMAX·4DX·DOLBY 등 특수관은 대 OTT시대에도 그 위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화면을 즐기는 것을 넘어 여러 특수효과나 매우 큰 화면에서 다른 관객들과 동일한 경험을 한다는 것은 시대 불문하고 즐거운 경험입니다.
셋째로 OTT 시대가 되었어도 극장 개봉 여부, 소위 스크린에 걸렸는지 여부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OTT의 많은 드라마나 영화들이 소리 소문 없이 개봉되고 ‘언젠간 보겠지’ 목록에 오른 뒤 사라지는 것은 한시적이라도 극장 예매 목록에 올라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큰 ‘마케팅’ ‘홍보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해 줍니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영화 흥행이 저조하고 시장이 위축되었다고 해도 흥행하는 영화들은 여전히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배우의 논란으로 넷플릭스 개봉이 미뤄지다 영화관에서 개봉한 영화 승부가 좋은 흥행 성적을 거뒀으며, 미국의 경우에는 릴로 & 스티치가 깜짝 흥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영화사가 지금 겪는 엄청난(?) 적자 및 위기는 일부 사실이지만 ‘영화관’ 사업 자체가 사양산업이기 때문에 발생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방만한 해외투자와 한국 영화시장 특히 대다수를 차지하는 관객의 소비성향을 고려하지 않은 영화표 정책 그리고 너무 많은 인력 감축과 서비스 품질 저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영화관 사업 자체가 사양산업이고 한국 영화시장은 끝났다는 자조적인 이야기를 하기 이전에 다양한 ‘특수관’ 확보 및 프리미엄 정책이 제대로 정착했는지, 또한 대다수 관객을 위한 가격 정책 및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두서없는 말이 길었습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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