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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윅4 포스터 이하의 내용에는 존윅4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시리즈가 지속되다보면 보통 후속작은 전작만 못하단 소리를 듣고 시리즈가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존윅의 한국흥행은 정 반대의 양상을 띱니다. 1~4편으로 갈수록 점점 더 흥행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관람불가라는 점과 지금 한국 영화관의 총 관객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존윅4는 적절하게 존 윅의 일대기를 마무리하는-후속작이 있다지만-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3편에서 너무 광대하게 넓힌 세계관은 시작과 동시에 적절하게 처리되었습니다. 여러 세력으로 나뉘어져 복잡해질 수 있는 분기점을 다 잘라냈습니다. 그리고 최고회의와 존윅에게 집중할 수 있게 했지요.
이야기가 깔끔해진 것에 그치지 않고 주 메뉴인 액션 역시 명성에 걸맞는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전작에서 아쉬운 점으로 꼽혔던 총기 액션의 비중이 적다는 부분은 완벽하게 개선되었습니다.
긴 러닝타임만큼 액션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활, 총, 칼, 맨손격투, 개(?)까지 거의 모든 무기가 총동원됩니다. 방탄슈트를 활용한 다양한 액션도 볼 거리이고 이번 작에서 새로 등장한 인물인 후작과 케인은 각각의 매력을 뽐냅니다.
후작의 경우 화면에 잡힐 때마다 작위에 걸맞게 화려한 의상으로 등장합니다. 후작은 남들에게는 두번째 기회를 주지 않는 잔인한 사람입니다. 정작 본인의 커피는 한 번에 타지 못해서 두 번째 설탕을 넣었어야 했지만요.
후작은 최고회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뉴욕, 오사카 지부의 호텔을 철거합니다. 후작의 과감한 행보는 그의 성격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2편에서처럼 ‘성역’에 숨어서 ‘존버’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케인의 경우에는 과거 존윅과 동료였던 인물입니다. 최고의회와의 모종의 계약으로 두 눈을 바치고 은퇴한 듯 하지만 후작의 부름에 어쩔 수 없이 응하게 됩니다. 맹인이라고 하지만 전투력은 거의 감소하지 않은 듯 합니다. 오사카에서도 그렇고 존 윅의 고향에서도 그렇고 엄청난 전투장면들을 보여줍니다.
다만 최고의회의 명령을 받고 존윅을 주살하는 것이 탐탁지는 않은지 최선을 다하는 듯하는 모습은 아닙니다. 오사카에서 호텔 점장인 친구를 대하는 것도 그렇고 최종 결전에서 그의 모습을 봐도 그렇습니다.
이 영화에서 나머지 인물을 소개하는 방식은 간단합니다. 존윅에게 1방에 죽으면 엑스트라 여러 합을 겨루면 간부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존윅이 밀리는 장면이 나오는 적들은 보스급이라고 할 수 있죠.
자칫 재미없어질 수 있는 ‘방탄 슈트’의 활용도 적절합니다. 왜 3편에서 사용한 샷건을 쓰지 않느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빵 터지는 액션은 후반에 더욱 화끈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만 진지하게 의문이 드는 몇 가지 사항들이 있긴 합니다만- 대도시에서 대놓고 총질을 하는데 시민들의 반응은 왜 뜨뜻미지근할까? 같은 사항들입니다.- 오래 진행된 시리즈의 영화적 허용으로 넘어갈 수 있는 정도입니다.
반응형존윅이 할 일이 간단하게 정리되고 강력한 적들도 소개를 마쳤습니다. 적이라고 하기도 묘한 현상금 사냥을 하는 아무것도 아닌(nobody) 사람도 있습니다만 이름값 그대로 진행에 엄청난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후반부에 존윅시리즈를 상징하는 ‘개’와 관련한 몇 장면들을 제외하고는 말이죠.
존윅은 우여곡절 끝에 후작과의 1대 1결투를 성사시킵니다. 그리고 일출까지 그 대결장소에 도달해야 합니다. 후작은 대결의 대리인으로 케인을 내세웠지만 굳이 정정당당하게 대결까지 할 생각은 없습니다. 대신 존윅의 목에 현상금을 걸어서 모든 도시의 킬러들이 존윅을 추적하게 합니다.
일출까지 도착하지 못한다면 존윅은 자동적으로 결투에서 패배하게 되니까요. 일대일 결투로 영화를 마무리하려는 발상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존윅의 일대기를 마무리하면서 서사까지 한번에 가져갈 수 있는 일거양득의 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투장소 바로 앞까지 도달한 존윅. 하지만 후작의 친위대와의 전투는 쉽지 않았고 계단에서 지나치게 많이 굴러 떨어집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되지 않았나? 싶었는데 더 떨어집니다. 다시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존윅 앞에 나타난 케인, 손을 내밀며 같이 결투장소에 도착하게 도와줍니다.
자, 이제 남은 것은 일대일 결투뿐입니다. 그 이전에 결투 방식을 정할 때 정한 방식은 한 쪽이 죽을 때까지 싸우는 것입니다. 케인과 존윅, 존윅과 케인 과거에 인연이 있었던 그들이지만 이제 한 명은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에 갇힌 것이지요.
그 후의 대결과 결과를 보면 결과적으로 존윅은 생을 마감했고 케인은 딸을 보러 갈 수 있었으니 케인의 판정승이라고 해도 좋은 것일까요? 아니면 복수는 복수를 피는 피를 부르는 연쇄를 끊지 못한 모두의 패배일까요.
감독은 일찍이 인터뷰에서 존윅의 일대기가 100명을 죽인 뒤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갑자기 튀어나온 히로인과의 행복한 결말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결말은 존윅에게 있어서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결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실 사망한 것이 아니라 죽음을 위장한 것일 뿐이라고 간단히 설명한 후 다음 작품을 시작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전개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1~4편의 이야기가 잘 마무리가 되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후속작 이야기 전개 여부와는 별개로 말이죠.
액션 전문 영화로서 존윅은 새로운 장르의 지평을 열었다고까지는 하기 어렵지만 자신만의 영역을 단단히 구축했습니다.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화려한 액션과 간단한 줄거리로 승부하는 것입니다. 나름의 결말을 맺기까지 그 여정은 단순하지만 단조롭지 않았습니다.
제 감상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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