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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영화 감상 2023. 4. 20. 08:39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이하의 내용에는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에 대한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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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식의 흐름과도 같은 영화라고 하겠습니다.

     

     주인공은 악당처럼 보였지만 사연이 있는 녀석이었을까요? 그에 대한 설명은 애매합니다. 주인공의 정신병원 입소 사유는 정신병일 수도 있고 정치적 목적으로 인한 감금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주인공은 어디서 얻었는지 모르는 초능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시작부터 신비롭게 시작한 이 영화는 이내 삐걱거리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는 감독이 필요한 때는 현실적이 되고 필요하지 않을 때는 비현실적이 됩니다. 상당히 편리한 묘사방식을 매번 택하고 있습니다. 엄중한 정신병원 보안 시설은 2명이 관리하고 있으며 비상벨이 울렸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중인 경비, 보안 요원은 한 명도 없습니다.

     

     모나리자에게 당한 경찰도 그렇습니다. 경찰은 혼자 다니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와 함께 다니는 것이 일반적인데 꼭 초능력에 당할 때 만큼은 파트너가 없습니다.

     

     반면에 스트립 클럽 관련 내용은 현실적인 내용을 많이 첨가했습니다. 아이가 한 명 딸린 스트리퍼, 예전과는 달리 수익도 잘 나오지 않는 퇴물신세입니다. 그러다가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을 만나서 많은 돈을 벌게 됩니다. atm에서 초능력으로 인당 500달러 정도를 ‘갈취’하기도 하죠. 욕심이 끝이 없어 보이는 사람입니다. 

     

     뿌린만큼 거둘 것이다. 뜬금없이 나온 다른 스트리퍼의 대사죠. 정확히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습니다만. 결국 욕심쟁이 스트리퍼는 돈을 갈취당한 손님들에게 보복당하게 됩니다. 그 손님들도 마지막에 약간의 대가를 치르긴 하지만요.
     

     그러면 인과응보가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일까요? 아마도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인공은 ‘언제나 예외’이기 때문이죠. 주인공을 이용한 스트리퍼도 주인공과 함께 여행을 떠난 꼬마도 심지어 주인공을 추적하는 ‘경찰’도 일정한 대가를 치르는데 주인공은 그런것이 전혀 없습니다.

     

     주인공은 정신병원에서도 그렇고 사회에 나와서도 그렇고 의사소통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억울하게 감금된 것인가요?  감독은 제대로 된 설명을 하나도 하지 않습니다. 정치적 망명으로 모나리자가 입국했다는 정보 정도만 제공할 뿐이죠. 정치적 목적으로 불합리하게 감금되었을까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주인공은 그저 멍 한 듯한 표정을 보여주며 초능력을 쓰거나 초점없이 카메라를 응시할 뿐이죠. 

     

     사실 모나리자에게 정신병이 있는 건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정신병적 증상을 보이는 것은 일절 없습니다. 정신병이 아니라 정신병원에서 준 안정제나 진정제의 부작용 같기도 합니다만 자세한 내막은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모나리자에 대한 묘사는 사회와 오래 단절되어서 물정에 어둡다는 묘사가 몇 번 나오는 정도죠. 

     

     이 영화의 줄거리는 감독도 감당을 하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현실적인 것도 아니고 비현실적인 것도 아닙니다. 무언가 교훈을 주려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소녀가 스트리퍼와 초능력으로 돈을 벌다가 경찰에게 적발되자 도주하는 줄거리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차라리 모나리자가 좀 더 악인이나 선인에 가까웠으면 영화 진행이 오히려 더 쉬웠을 듯 싶습니다. 작중에서 모나리자의 역할은 초점없이 무언가를 응시하다가 몇 마디 하는 게 대부분이니까요. 
     

     주인공이 그렇게 무력한 상태이니 영화는 옆 조력자들이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그런데 그 조력자라는 사람들이 초능력으로 돈 벌 궁리만 하고 있는 스트리퍼와 10살 꼬마 남자애입니다. 

     

     주인공이 무기력하고 조력자들도 한계가 명확하니 이야기 전개에 매우 큰 문제가 생깁니다. 뭘 해도 설득력이 없는 것이죠. 특히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이야기는 산으로 갑니다.

     

     모나리자를 이용해서 돈을 벌던 스트리퍼는 경찰 앞에서 그녀를 배신합니다. 모나리자도 그녀가 더 이상 좋지 않다고 말하죠. 그리고 모나리자는 10살 꼬마와 함께 도피행각을 벌입니다.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여성과 10살 꼬마아이의 조합 정말 모든 공권력을 다 따돌리고 도망가기 쉬울 듯 싶습니다. 그 과정에서 초반에 잠깐 만났던 마약상(dj일까요?)을 만나서 위조 신분증을 손에 넣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이 남성은 모나리자와 꼬마의 도주를 위한 도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 합니다. 
     

     도주를 위해 탑승한 비행기에서 또 멍하니 무언가를 느끼는 모나리자. 대체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아마 알지 못할 것입니다. 영화가 끝났으니까요. 

     

     아마 감독의 의도는 그 모든 여정에서 무엇인가를 느낀 모나리자를 표현하려고 했던 것일까요? 그것이 비행이라는 행위가 발화점이 되어서 말이죠. 

     

     하지만 저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감독의 의도에 맞춰서 이야기를 짜 맞춰 볼 수는 있겠지만 굳이 그럴 열정을 가지게 할 영화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제 감상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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