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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그빌
    영화 감상 2024. 9. 15. 13:54

    도그빌 포스터

     

     

     

    이하의 내용에는 도그빌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필자는 만덜레이를 도그빌보다 먼저 감상했습니다. 

     

     만덜레이라는 영화에 만족한 편이어서, 도그빌도 감상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도그빌과 만덜레이는 같은 감독의 소위 ‘시리즈’라고 할 수 있음에도, 그 색채가 전혀 다릅니다.

     

     개인적으로 만덜레이의 1부 같은 느낌이라고 예상했었는데, 전혀 다른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도그빌이라는 영화는 다소 종교적으로 접근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방구석 철학자 톰은 도그빌에서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레이스라는 여성이 도그빌에 도착합니다. 

     

     사실 그레이스는 마피아에 쫓겨, 오지에 가까운 도그빌까지 도망친 것입니다.

     

     톰은 그레이스의 사정을 알고 그레이스에게 도그빌에 머물라 권합니다.

     

     톰의 도움으로 그레이스는 마을의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며, 도그빌에 적응해 나갑니다.

     

     그러나 그레이스의 마을 적응기는, 어느 날 경찰들이 붙인 현상금 포스터와 함께 험난해집니다.

     

     마피아가 그레이스의 목에 현상금을 건 것인지, 아니면 그녀가 정말 범죄자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도그빌 마을 사람들은 동요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점점 그레이스를 가차 없이 대합니다.

     

     결국 여러 마을 사람에게 강간마저 당한 그레이스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톰과 함께 탈출계획을 수립합니다.

     

     그러나, 운전사의 배신으로 탈출이 실패한 그레이스는 쇠사슬에 연결된 개 목걸이를 차게 됩니다.

     

     그 와중에 그레이스가 적은 월급으로 모은 희망과도 같은 인형들이 전부 부서지는 것은 그레이스가 직접적으로 당하는 일에 비하면 사소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톰은 그레이스와 잠자리를 하려 하지만, 그레이스는 자신의 상황이 나아지면 가능할 것이고, 정 지금 자신과 섹스하려면, 강제로 범하라고 합니다.

     

     톰은 모든 마을사람이 그레이스와 섹스를 했는데, 자신만 못한다고 하소연하지만 결국 그레이스를 범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톰의 마음은 어느새 그레이스 편에서 멀어져, 어느새 마피아들에게 그레이스를 넘길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마피아들이 도착하자, 그레이스의 신분에 대한 반전이 일어납니다. 그레이스는 마피아들이 쫓는 사냥감이 아니라 마피아 보스의 가출한 딸이었던 것입니다.

     

     복수를 권하는 마피아 보스의 말에 그레이스는 그들을 모두 용서하겠다고 합니다.

     

     이 비정상적인 그레이스의 자비심은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강간을 당하고, 개목걸이에 쇠사슬이 연결된 부자연스러운 생활을 했음에도 그들을 용서한다는 것은, 그레이스의 고고한 이상에 미치지 못하는 (하류)인간들에 대한 당연한 자비심일까요?

     

     하지만, 고고한 척, 지식인인 척 잘난 체하던 톰이 결국 그레이스와 섹스를 못 하는 것 때문에 그레이스를 배신한 것처럼, 저 위에서 모든 것을 용서할 것만 같던 그레이스의 태도도 바뀌기 시작합니다.

     

     마피아인 아버지의 이야기가 설득력이 높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결국 그레이스도 고고한 저 위에서 내려보다 진흙에 발을 담그기 시작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 이후에 도그빌이라는 마을에 살아남은 인간은 없습니다.

     

     남녀노소를 따질 것도 없이 모두 몰살당합니다. 그레이스의 분노는 도그빌 사람들을 단 한 명도 남겨 놓지 않습니다.

     

     법리적 이야기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할 것입니다. 어린아이, 갓난아이까지 전부 죽이는 것을 논하기 이전에 정상적인 사법적인 심판 과정이 아닙니다. 

     

     ‘마피아’가 벌이는 학살에 불과하고 학살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도그빌이라는 영화의 맥락에서 그러한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레이스의 지나칠 정도의 자비와 인내심이 불타는 복수심과 학살 명령으로 승화되기까지 걸리는 과정을 지켜보다 보면, ‘인형이 부서진 것처럼 아이들을 총살하거나’ ‘마을에서 그나마 자신을 신경 써준 톰을 죽이거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죽이고 마을을 불태우는’ 것에 대한 논리적 접근은 모두 무의미해집니다.

     

     차라리 종교적 관점에서 죄악을 불태운다고 보는 것이 조금 더 타당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만, 결국 행동의 주체는 ‘마피아’라는 점에서 또한 ‘영유아까지’ 모두 죽인다는 점에서 조금 애매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명쾌하게 결론지을 수 없게 설계한 내용 그 자체가 도그빌이라는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제 감상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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