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쥬스 비틀쥬스

비틀쥬스 비틀쥬스

 

 

 

이하의 내용에는 비틀쥬스 비틀쥬스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틀쥬스라는 영화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필자는 비틀쥬스 전작을 보지 않았습니다. 아니 비틀쥬스가 후속작이라는 것조차 모르고 비틀쥬스 비틀쥬스를 감상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강하게 든 느낌은 꽤 방대한 세계관과 설정을 하나의 영화에 욱여넣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더 불편한 점은 비틀쥬스 비틀쥬스라는 영화는 분명히 여러 설정이나 배경에 대해 천천히 설명해 줄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생략’한 것 같은 장면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예를 하나 들자면 할머니 델리아의 남편은 조류 관찰을 하러 갔다가 사망하게 됩니다. 

 

 그는 비행기 사고로 인해 머리가 손상되어 사후세계에서도 머리가 없이 방황합니다. 

 

 영화 내에서는 별다른 설명 없이 머리가 손상되어 방황하는 귀신 1~2 정도로만 묘사되기 때문에, 그 전의 델리아가 남편을 묘사하는 대사를 주의 깊게 들은 관객들 정도만 저 귀신이 델리아의 남편일 것이라고 추측이 가능할 것입니다.

 

 거기에 영화 제목처럼 이 영화의 주인공이 비틀쥬스와 울프(탐정)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델리아, 리디아, 아스트리드 3대의 이야기인지 상당히 헷갈립니다.

 

  비틀쥬스를 주인공으로 보고, 그의 아내 델로레스와의 오랜 악연을 청산하고, 이승에 진출하려는 그의 노력에 집중해서 감상해 보려 해도 비틀쥬스는 의외로 영화 내에서 분량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델리아, 리디아, 아스트리드의 이야기라고 보기에도 애매합니다.

 

 리디아가 사기 결혼을 당하는 이야기, 아스트리드가 살인마 귀신과 잘못된 계약을 한 이야기, 델리아가 독사 이빨을 빼지 않고 남편을 추모하다 사망하는 이야기는 영화의 주요 줄거리라고 보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영화는 비틀쥬스를 비롯한 저승세계의 이야기와 리디아, 아스트리드 중심의 이승의 이야기가 서로 얽히고 얽혀 마지막 한 번에 청산됩니다.

 

 비틀쥬스 비틀쥬스는 상당히 가볍지 않은 삶과 죽음, 그리고 인생에서의 여러 선택에 대해 논하고 있으면서도 마지막 성당에서의 결말은 상당히 편의주의적입니다.

 

 필요할 때만 위협적인 모래벌레, 비틀쥬스의 계약이 부정 계약인 이유, 사기 결혼식에 참석한 인플루언서들의 생사여부, 최종 보스처럼 묘사했던 델로레스의 가벼운 퇴치, 마지막에 갑자기 깨달음을 얻는 3대 모녀 등 적어놓고 보니 상당히 불만족스러운 결말이었습니다.

 

 결국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기려면, ‘비틀쥬스’ 세계관을 다소 알고 있으면서도 중구난방으로 돌아가는 영화의 줄거리를 한번에 파악하고 다소 허무한 결말도 관대하게 이해하는 관객이어야 가능할 것입니다.

 

 안타갑게도 필자는 그러한 관대한 관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 감상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