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잉 업 포스터 이하의 내용에는 쇼잉 업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각을 전공한 리지는 전시회 준비에 한창입니다.
따뜻한 물도 나오지 않는 작업실에서 조각들과 씨름하다, 날이 밝은 것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집주인이자, 예술을 전공하는 동종업계 종사자이자, 비슷한 연령대의 여성 예술인으로서 경쟁자인 조는 수도를 고쳐줄 시간은 없고 근처에 타이어로 그네를 만들 시간은 있어 보입니다.
아니면 계속 찬물에 씻어야만 해서 신경이 날카로워진 리지의 피해망상일까요.
어느 것 하나만 삐걱대도 제대로 완성되기 어려운 것이 예술입니다.
찬물만 나와서 샤워를 만족스럽게 할 수 없는 것은 중대 문제입니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뒤척이던 리지는 이상한 소리를 듣습니다.
마치 새가 퍼덕이는 것 같은 소리입니다.
화장실에 가 보니 리지가 키우는 고양이가 비둘기를 공격한 모양입니다.
새벽이고, 처리하기가 곤란한 리지는 ‘여기서 죽지 말라’며 비둘기를 화장실 밖으로 내던집니다.
다음 날 아침, 조가 새를 치료해야 한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습니다.
그 새라는 것은 다름 아닌 리지의 고양이가 공격해 다친 비둘기였습니다.
전시회 준비가 한창이라 비둘기를 좀 맡아달라는 조의 부탁, 리지는 거절하려 하지만 어젯밤 일이 걸려서인지 결국 비둘기를 돌보기로 동의합니다.
비둘기와 함께 자신의 전시회를 위한 조각에 전념하고자 하는 리지.
비둘기가 아픈 것 때문에 결국 리지는 동물병원에 가고 맙니다.
조의 전시회는 착착 준비되며, 새롭게 떠오르는 여류 예술가로 평가받는 것처럼 보입니다.
리지의 조각은 제대로 구워지지 않습니다.
특히 제일 잘 되어야 했던 야심작이 불타버렸습니다.
리지의 조각은 제대로 되는 것이 없는데, 조는 평론가 및 대학 관계자에게 주목을 받는 예술가입니다.
여전히 샤워는 찬물만 나오지만, 조는 평론가들과 파티를 즐깁니다.
조가 구하자고 했던 비둘기인데, 어느새 조보다는 리지가 더 비둘기를 아끼는 것처럼 보입니다.
리지는 잠깐 이성을 잃습니다.
전시회 관리자에게 잠깐 부탁해서 샤워를 합니다.
부모님이 신경 쓰는 것은 ‘창의적’이었던 동생이지 리지가 아닌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럼에도 전시회 준비는 착실하게 끝났습니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준비한 작품조차 전부 선보이지 못한 것이 계속 마음에 걸립니다.
전시회가 시작됩니다.
조와 리지가 돌봤던, 비둘기가 다 나은 모양입니다.
비둘기는 이내 하늘을 향해 날아갑니다.
조와 리지는 ‘샤워’ ‘전시회’ 때문에 어색해진 관계를 극복한 것처럼 보입니다.
쇼잉 업은 필자가 간략히 전술한 것처럼 예술가의 삶을 담담히 그려낸 드라마입니다.
이런저런 수식어를 붙여가며 이 드라마에 호평을 주기는 참 쉬울 것입니다만, 필자에게는 아쉬운 부분이 몇 가지 있습니다.
‘예술가’ ‘조각가’의 삶을 그려낸 드라마인데, ‘조각’과 그 ‘설명’이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리지의 행동 그 자체가 리지가 만들어낸 조각을 해석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맞습니다만, 그 이외에 관객들에게 어떠한 예술적 방향성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쇼잉 업 이라는 영화의 전반적인 줄거리와 주인공 리지의 행동으로 봤을 때 유추할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리지가 만든 ‘조각’을 직·간접적으로 ‘이해’하기에는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리지가 그녀의 야심작인 조각이 제대로 구워지지 않았을 때 느낀 아쉬움에 공감한 관객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필자가 미학에 관심이 많아서 트집 잡은 ‘조각’이라는 사소한 부분을 제외하면, 쇼잉 업이라는 영화는 자극적이지도 않고 쓸데없이 과장하거나 부풀리지도 않으면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마지막 문장에 조각 이야기를 포함시킨 것은 과했을까요?
제 감상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형'영화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모리 (0) 2025.02.25 노스페라투 (0) 2025.02.20 동화이지만 청불입니다 (0) 2025.02.07 수퍼소닉3 (0) 2025.02.01 보고타 - 마지막 기회의 땅 (0) 2025.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