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스페라투 포스터 이하의 내용에는 노스페라투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대 공포 영화들은 정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깜놀’(점프 스케어)이나 단순히 무섭게 생긴 귀신 유령 괴물로는 이제 관객의 입맛을 사로잡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작권이 만료된 디즈니 캐릭터들을 영화에 등장시켜 죽이거나 잔혹한 살인마로 만드는 것만으로도 깜짝 흥행하기도 하지만, 야심 차게 준비한 비교적 공을 들인 공포영화가 본전도 못 건지고 망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그런 2025년에 ‘고전’ 뱀파이어 영화를 ‘충실’하게 영상으로 감상한다면 어떨까요?
특별한 재해석이나 현대화라고 할 것 없이 고전 그대로를 옮긴다는 느낌이라면 어떨까요?
아쉽게도 고전에 충실한 노스페라투는 한국 관객의 취향을 공략하는 데에는 실패한 것처럼 보입니다.
CGV의 에그 지수가 75% 정도라는 것은 사실상 ‘불호’의 영역, 조금 과감하게 말한다면 망작에 가깝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필자의 감상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 정도’ 공포를 현대 영화관에 ‘그대로’ 가져온 노스페라투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다만 한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여주인공인 엘렌 후터의 상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엘렌 후터는 초반부에 노스페라투-올록 백작-와 계약해 그를 죽음에서 부활시킵니다.
그 이후 정체불명의 환영과 환청에 시달리던 그녀는 토마스와 결혼하고야 겨우 안정을 찾습니다.
영화를 보는 그녀의 정신상태는 ‘노스페라투’와의 계약 때문에 불안정한 것처럼 보이지만, 극의 시대 배경을 고려하면 ‘신경증’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여성의 히스테릭과 신경증에 대한 배경지식 특히 영화 내에서 묘사한 시대를 고려했을 때 그녀가 정신병인지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적절합니다.
굳이 장광설을 늘어놓아 ‘프로이트’의 이론까지 논의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필자의 생각에는 이 정도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주인공 부부가 왜 저렇게 초조하게 보이는지, 엘렌이 왜 안나에게 자신이 미치지 않았다고 소리치는지에 대한 약간의 통찰력 정도만 있으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는 대놓고 ‘고전적’ 뱀파이어 영화를 즐기는(재미없어하는) 것뿐입니다.
마무리하자면 음식의 역사를 알고 좋아하는 것과 ‘옛날’ 조리법으로 요리된 요리를 좋아하는 것은 조금 다른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제 감상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