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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키17
    영화 감상 2025. 4. 1. 17:10

    미키17 포스터

     

     

     

    이하의 내용에는 미키 17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필자는 본래 영화 외적인 요소들을 끌어와서 감상하는 것을 정말 선호하지 않습니다.

     

     영화 외적인 부분을 언급하거나 강조하는 것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필자의 성향일 뿐이고, 기념비적인 이 영화의 여러 요인들에 대해 저평가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선장’역을 맡은 선장의 모습을 감상하는 데에 집중할뿐이고, 그 배우의 사생활이나 배경지식들은 여흥으로 즐긴다고 서술한다면 대략 맞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인 감독 최초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 예산을 받아 제작한 미키17의 봉준호 감독을 간략히나마 언급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미키17은 SF장르의 ‘인간복제’와 생명경시 진정한 자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봉준호 감독 특유의 아기자기하면서도 현실성 있는 설정들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가령 익스펜더블이라고 불리는 인간복제에 동의한 주인공은 우주 개척을 위해 위험한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주위 선원들에게 알게 모르게 멸시받고, 지휘부에게 사실상 소모품 취급을 받지만, 단순히 죽어도 되는 인간이라기보다는 외계행성의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연구 개발을 촉진한다든지, 우주 외부에서의 위험한 작업 등 꼭 필요한 역할도 도맡고 있습니다.

     

    단순히 그래서는 안돼라고 하기에는 익스펜더블의 유용성과 실재하는 이익을 무시하기는 어렵습니다.

     

     주인공 미키와 여자친구 나샤의 낭만적인 분위기와 우주선 선장 케네스의 정신나간 연설이 익스펜더블의 존재론적 가치를 오히려 증명해준다는 것은 영화가 얼마나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는가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죽지 못하고’ 돌아온 미키17이 만난 미키18과의 이야기-여자친구,케네스와의 대면-는 동일한 기억과 동일한 육체지만 각각의 개체로서 기능한다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전달합니다.

     

     지구에서 밀려난 인생들-선장조차!-이 새로운 우주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또 다른 낙오자의 낙오자를 ‘착취’하지 않으면 생존조차 불가능하다고 직접 쓰는 것 조차 영화의 느낌을 다 담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미키가 케네스와의 저녁식사에 당첨되어 ‘실험용’ 고기를 먹고 복통을 호소하는 동안, 카이는 케네스에게 자신은 자궁만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우스꽝스럽고 풍자적인 장면만은 아닙니다.

     

     실제 가임기 여성이 있어야 행성에서의 인류 존속이 가능하며, 실험용 고기는 생존 확률을 높여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론’이 옳다고 해도 ‘과정’도 중요하다는 것을 이 영화는 직접적으로 강요하기 보다는 미키17과 미키18의 차이, 그리고 ‘생존경쟁’을 선포해 크리피에게 돌진하는 케네스를 대비하면서 부드럽게 강조합니다.

     

     어려운 상징도 난해한 화면도 없이 유머와 약간의 액션으로 상대적으로 진지한 주제를 자유자재로 다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런데 필자는 미키17에 대해 큰 감동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무거운 주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넘어가는 영화의 유연함과, 불필요한(필요없는) 장면이 적다고 느껴질 정도로 빼어난 연출력에도 그렇습니다.

     

     미키17이 다루고 있는 인간성과 정체성에 대한 탐구는 사실 고전이라고 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충분히 논의가 진행된 분야입니다.

     

     SF를 배경으로 한 모바일 미소녀 게임을 다루고 있는 게시판에서도 사이보그, 기계, 인조인간의 차이점에 대해 상세히 논하고 어디까지 진짜 ‘인간’인가 가볍게 다룰 수 있는 시대입니다.

     

     실제 인간인 적이 없었다면 사이보그가 될 수 없고, 기계라면 로봇, 생명체라면 인조생명체에 불과하지만 실제 자아를 가진 개체임을 인정할 만하다면, 인간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논의를 가볍게 게임 게시판에서도 할 수 있는 시대라는 말입니다.

     

     때문에 미키들이 죽어나가고 ‘생명’의 가벼움을 보여주다가도, 미키18과 공존하는 ‘멀티플’ 상황에서 서로의 ‘자아’를 찾아나가고, 쉽게 ‘죽음’을 선택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보고서 줄거리에 감탄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누구나 논의할 수 있는 주제와 결론만으로는 SF 블록버스터라는 타이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미키17만의 새로운 재해석이 있었어야만 했는데, 아쉽게도 필자의 짧은 식견으로는 그러한 부분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크리피에 대한 설정도 조금 아쉽습니다.

     

     우선은 이들이 영화에서 묘사하는 것처럼 지적 고등생명체인지 의문이 듭니다. 영화 내에서 보여주는 것은 원시적 군집으로 위협하는 것 이상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감응능력도 우주선에서 ‘동족’이 사망한 것은 알고서 우주선을 포위하지만, 우주선 밖으로 생존한 동족을 데리고 나온 것에 대한 반응은 그다지 없습니다.

     

     결국 이야기 진행을 위한 귀여운 애완동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고등생명체라고 하기에는 귀여운(?) 모습과 ‘허풍’말고는 보여준 것이 없다면, 결국 다른 모습의 강아지나 고양이가 아닌가 하는 말입니다.

     

     물론 허풍을 치는 크리피의 ‘눈’을 클로즈업하며 미키와 교차편집되는 장면은 서로 ‘종’이 다른 ‘고등생명체’(인간)끼리 대화와 교감이 가능하다는 ‘주제’에는 영향이 없습니다만, SF적 상상력과 재미는 그다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감독의 전작의 경우에는 어느 각도에서 봐도 빛나는 아름다운 유리구슬과도 같은 아름다움이었다면, 이번 미키17은 ‘정해진’대로 바라봐야하는 ‘각도’가 정해져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SF장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당히 많은 논의-비생산적이든 생산적이든-가 진행된 장르입니다.

     

     필자가 SF장르의 다른 게임, 소설, 영화들을 즐기지 않았다면, 미키17을 더욱 즐길 수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그렇지는 못했습니다.

     

     제 감상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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