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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설공주
    영화 감상 2025. 4. 10. 18:22

    백설공주 포스터

     

     

     

    이하의 내용에는 백설공주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백설공주라는 동화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전 세계를 통틀어 봐도 그다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디즈니의 핵심 IP이고 ‘디즈니 프린세스’라는 수식어를 붙인다는 것이 ‘쓸데없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이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영화 외부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필자가 영화 외부의 이야기를 꺼림에도 불구하고, 언급하지 않는다면, 타조가 풀숲에 머리를 숨긴다는 비판을 필자가 들어야 할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언론은 ‘더 마블스’ ‘인어공주’와 더불어 백설공주와의 공통점으로 1. 막대한 예산을 투입 2. 주연배우의 캐스팅 논란 3. 주연배우의 논란을 자초한 인터뷰를 꼽기도 했습니다.

     

     아마 이에 대해 더 논의하길 원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필자는 이정도만 논의하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필자가 상기한 논란들에 대해 전혀 의식하지 않고 영화를 감상했다는 것은 거짓말일 것입니다.

     

     거대한 IMAX관의 화면을 보면서, 어릴 적 본 백설공주의 이야기에 몰입하기 시작하면서도 마음 한켠은 약간 불안했습니다.

     

     영화는 나름대로 현대적 백설공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들이 느껴졌습니다. 

     

     색안경을 끼고 영화를 감상했을지도 모르는 필자의 마음을 바꿔 놓을 정도였으니까요.

     

    백설공주의 근간을 유지하면서도, 왕자가 아닌 도적 떼 두목을 자연스럽게 백설공주의 반려로 유도하는 서사적 장치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일곱 난쟁이의 등장과 함께한 하이호는 정말 신나는 노래입니다.

     

     여왕이 공주를 찾으려 숲을 수색하자, 다시 만난 도적 떼 두목과 만난 공주적 사고에 대한 노래는 신선하기까지 했습니다.

     

     백설공주가 마지막 부분에, 왕비를 몰아내고 왕권을 되찾는 부분도 괜찮았습니다. ‘이름’을 기억하고 ‘소중한 것’을 되찾는다는 개념이 좋았습니다.

     

     동화에서 군사적 대결 및 반란-현재 군주는 왕비이기 때문-을 묘사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잘 답한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거울이 깨지는 부분의 유려한 처리, 왕비가 검은 가루가 되어 부스러지는 장면, 동물들의 CG 처리가 자연스러운 것을 넘어 유려하기까지 해 시각적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일곱 난쟁이, 왕에게 충성하는 도적단-원작의 왕자-, 백설공주, 나쁜 왕비의 이야기는 2025년의 백설공주 이야기로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필자의 생각은 영화를 보고 난 뒤, 어떤 관객의 한 줄 평을 보고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백설공주’는 있는데 ‘왕자’는 어디 있냐, 왕자가 없어서 아쉽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도적단의 두목이 왕자를 대체한 ‘각색’ 버전이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백설공주’라는 이름의 기대치를 채울 수 있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극에서 왕비는 장미와 다이아를 계속 대비합니다. 장미는 일시적 아름다움(마음가짐)을 뜻하고, 다이아는 실제 아름다움(미모)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가장 아름답니?’라는 질문에 ‘백설공주’의 ‘마음가짐’이 아름답다는 것은 여왕에게 아무 상관이 없지 않을까요?

     

     왕비는 변하지 않는 젊음과 미모를 추구한 ‘다이아’적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에 백설공주가 ‘장미’적으로 아름답다는 것에 큰 반응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백설공주’를 ‘미모’의 공주로 만들기에는 이야기가 이상해집니다. 

     

     ‘공주적 사고’같은 노래까지 불러놓고 ‘아름다운 공주’로 회귀하는 것은 불가능해집니다.

     

     왕에게 충성하는 도적단의 수장은 결국 왕자를 대체하지 못했습니다.

     

     백설공주는 그 ‘존재’ 자체가 의미 없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아마 왕비가 계속 강조하는 장미와 다이아를 대비하는 제작진이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 모순을 제거하려면,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가장 아름답니?’를 제거하고, 왕비가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부분을 수정해야 합니다만,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백설공주라고 할 수 있을까요?

     

     ‘백설공주’ 캐스팅과 ‘왕자’ 삭제에 대한 모순조차 극복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2억 6천만 달러 이상의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 ‘백설공주’라는 영화는 ‘백설공주’가 아니라면 괜찮은 뮤지컬 영화라고 할 수 있겠지만, 영화 내·외적 요소들을 고려하면 ‘2025년 판 백설공주’로 각색에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제 감상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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