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

범죄도시3 포스터

이하의 내용에는 범죄도시3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석도가 주먹을 날리면 범죄자가 얻어터지는 영화입니다.

 

 마석도의 승리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승리할지도 이미 모두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악당, 메인빌런입니다.

 

 이번 작에는 메인빌런이라 할 만한 인물이 한 명이 아니라 두명입니다. 

일본 야쿠자 ‘토모’가 마약을 빼돌리는 것을 알아챈 회장의 명을 받고 마약을 회수하러 온 야쿠자 행동대장 ‘리키’, 토모와 손을 잡고 마약사업을 하는 부패경찰 ‘주성철’이 메인빌런 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마지막에 싸우는 주성철이 최종보스라고 할 수 있겠지요. 다만 ‘리키’도 상당히 극의 지분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최종보스 주성철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이전 최종보스들이 가졌던 ‘인상적인 대사’를 갖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장첸’,‘강해상’보다 포스(위압감)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다만 주성철은 현직 경찰신분이라 이전 작의 범죄자들처럼 막 나가는 것은 불가능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감독이 ‘야쿠자’ 리키를 쌍두마차로 등장시킨 것이겠지요.

 

 아마 연출의도는 리키가 무력 및 잔혹함을 담당하고 주성철이 경찰신분을 이용한 범죄설계 및 마석도에게도 정면으로 맞서는 대담함을 표현하려 한 것 같습니다.

 

 이 밖에도 소소한 개그장면이 많아 마약범죄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담없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주성철과 일본 야쿠자, 중국 깡패의 관계 역시 약간은 신선합니다. 보통 악역진영은 동맹(?) 비슷한 느낌이 있는데 각 국의 범죄자들이 협력, 배신, 거래하는 것들은 보다 극을 다채롭게 만들어 주는 측면이 있습니다.

 

 다만 마석도가 광역수사대로 옮긴 후 새로 등장한 아군 경찰들은 이름을 알아갈 시간도 부족해 보입니다. 과장 좀 보태서 우리 편 경찰1, 2수준의 존재감입니다.

 

 보스가 2명이라는 점도 득보다는 실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주성철은 결국 장첸보다 위압감이 떨어져 보이면서 강해상보다 약해보이는 모습입니다. 

 

 즉 범죄도시 시리즈의 ‘국밥’과도 같은 이야기는 맞습니다만, 이번 작품은 약간 국물이 옅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난한’ 시리즈 영화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는 ‘범죄도시’라는 영화가 한국형 ‘분노의 질주’가 될 가능성도 보입니다.

 

 장기 시리즈를 이어가려면 이야기의 구조나 서사보다는 흥행성적과 관객의 호응이 더욱 중요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범죄도시3은 약간 아쉬운 점들은 보이지만 다음 시리즈를 위해 바통을 넘겨주는 것에는 성공했습니다.

 

 과연 마석도의 ‘주먹’ 하나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제 감상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