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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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원영화 감상 2024. 11. 25. 12:04
이하의 내용에는 레드 원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산타클로스가 진짜일까요? 전 세계 모든 어린이라면 한 번쯤 해본 질문일 것입니다. 레드 원은 크리스마스가 진짜인지 진지한 고찰을 한다고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동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영화입니다. 사실 필자는 레드 원이 크리스마스 영화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나쁜 아이 명단 4’에 올라버린 잭 오말리의 첩보물이나, 음모론적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보통 예고편을 보지 않는 편이라서 대략적인 느낌으로만 레드 원이 어떤 영화일지 생각했었는데, 내용 전개가 조금은 당황스러웠습니다. 나쁜 아이 잭 오말리와 그의 아들 산타의 경호원 칼럼 겨울 마녀의 음모 겨울 반신 산타클로스 등장인물들만 나열해도, 이 영화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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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레그스영화 감상 2024. 11. 20. 11:05
이하의 내용에는 롱레그스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필자는 의문의 완전범죄를 저질렀던, 현재도 범행이 진행 중인 연쇄살인마를 추적하는 심리적 스릴러인 줄 알았습니다만, 제작진은 조금 다른 그림을 그린 것 같습니다. 주인공 리는 FBI국장 으로부터, 한 연쇄살인마 추적에 도움을 달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이 연쇄살인마의 범행은 특이합니다. 딸이 있는 가정에, 아버지가 딸과 아내를 죽이고 자살합니다. 아버지가 딸과 아내를 죽인 것임에 분명하고, 자살한 것 역시 분명합니다만 무엇인가 이상합니다. 아버지가 자살한 부분도 제정신으로는 할 수 없을 정도의 잔혹한 고통을 스스로 줬다는 점에서 의문점이 남습니다. 가족을 도륙 낸 부분도 평상시 아버지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마지막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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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룸스영화 감상 2024. 11. 10. 09:52
이하의 내용에는 레드 룸스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학생 스너프 필름을 팔아 딥웹에서 유명한 연쇄살인마로 추정되는 인물이 검거되었습니다. 그 이름은 슈발리에. 영화 초반 검사가 겁을 주듯이 잔혹한 살인의 주범으로 여겨지는 인물입니다. 영상에서 얼굴을 가리고 말을 단 한마디조차 하지 않기 때문에 ‘추정’의 영역이긴 하지만요. 주인공 캘리앤은 일종의 연쇄살인범의 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재판을 매 공판 참관하며 피해자의 모습에 감정 이입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어느새 클레망틴이라는 동지도 생겼습니다.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범죄를 증명해야 하는 검사 측 입장을 탄핵하는 연쇄살인마에게 이입하는 ‘여성 팬’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캘리앤의 모습은 조금 이상합니다. 연쇄살인마의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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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나기영화 감상 2024. 11. 7. 11:03
이하의 내용에는 우나기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빈틈이 없어 보이는 이야기는 시간이 얼마나 지나든 그 빛을 잃지 않습니다. 평범해 보이는 직장인 야마시타는 어느 날 한 편지를 받습니다. 야마시타가 밤낚시를 가는 동안 그의 부인이 바람을 피고 있다는 것입니다. 익명의 편지지만 상세하게 부인의 바람기를 묘사합니다. 그리고 장난 편지가 아니라는 것을 강하게 주장합니다. 야마시타의 의심은 밤낚시 야참을 챙겨주는 아내에게로 향합니다. 일찍 돌아온 그의 눈에 보인 것은 후배위로 섹스하고 있는 아내의 모습입니다. 아니, 자신도 모르게 칼을 집어 들고 아내를 찌르고 있는 피에 묻은 자신의 모습입니다. 모범수지만 가석방까지 8년이 걸린 야마시타의 인생은 이발소에서 새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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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 폴리 아 되영화 감상 2024. 11. 1. 17:04
이하의 내용에는 조커 - 폴리 아 되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카타르시스·‘절정’ 부분을 막아놓은 영화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습니다. 주워들은 풍월이라 부정확할 수도 있습니다만, 폴리 아 되는 공유정신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모두가 일반적으로 기대했듯이, 조커와 할리퀸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미쳐가는 내용일까요? 아니면 아서 플렉이 되고 싶은 조커의 이야기일까요. 아서 플렉은 이미 1편에서 조커가 되었습니다. 이제와서 다시 ‘일반인’ 아서 플렉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조커를 바라보는 할리퀸의 시선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영화는 의도적으로 각 장면이 자아내는 ‘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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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드 오브 카인드니스영화 감상 2024. 10. 30. 16:27
이하의 내용에는 카인드 오브 카인드니스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여운 것들을 상당히 감명 깊게 본 필자는 카인드 오브 카인드니스도 기대작 목록에 올려놓았습니다. 아쉽게도 이 영화는 극장 개봉 대신 디즈니 플러스로 공개되었고, 필자 역시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집에서 감상했습니다. 감상을 막상 적으려고 하니, 몇 글자 끄적이는 것만으로는 영화가 표현하려고 하는 뉘앙스가 전부 전달되지 않거나, 다르게 전달될 것 같아 조금 주저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아잉)몰라~’ ‘몰라~(하아)’ ‘몰라’라는 두 글자도 소리 내지 않고 글로만 적으면, 그 뜻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짧은 글귀도 그럴진대, 영화라는 매체의 각 장면은 어떠할지요. 서설이 길었습니다.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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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ONE영화 감상 2024. 10. 25. 13:49
이하의 내용에는 트랜스포머 ONE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필자는 영화가 시작하고, 조금은 어리둥절했습니다. 트랜스포머 하면 보통 옵티머스 프라임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데, 전혀 다른 캐릭터들만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시작하고 20분이 지나서야 오라이온 팩스가 옵티머스 프라임이라는 것을 눈치챘다고 고백하겠습니다. D-16이 메가트론이 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습니다. 후반부에 거짓된 리더 센티넬 프라임이 D-16에게 낙인인지 문신인지 모를 그 문양을 새기기 전까지는요.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의 이야기를 다시 ‘처음부터’ 본다는 약간의 거부감을 제외하면 트랜스포머 ONE은 나쁘지 않은 액션영화였습니다. 초반부는 변신 코그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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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2영화 감상 2024. 10. 20. 11:38
이하의 내용에는 베테랑2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난한 액션영화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전작보다는 조금 생각할 거리가 있는 후속작입니다. 그래도 액션영화라는 쪽에 더 방점을 찍어야 적절한 감상일 것입니다만, 베테랑2가 던지는 화두 자체의 무게는 가볍게 넘어가기에는 무거운 편입니다. 인류는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 끝에 법치국가라는 개념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충분히 많은 가족과 친구를 연좌하고, 충분히 많은 무고한 이들을 죽인 끝에 인류는 겨우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이성이 앞설 수는 없는 일입니다. 저런 천인공노할 놈이 있는가? 한마디에 그동안 쌓아 올린 모든 사법적 토대는 의미가 없어지고 ‘죽일 놈’만 남기도 합니다. 아마 베테랑2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