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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누기 -2024년 12월일반 2024. 12. 15. 17:44
본래 이 잡담을 올리는 날에 하려던 이야기는 한 해를 정리하면서, 감상한 영화의 남녀 주인공 비율을 정리해 보고, 이제는 영화라는 매체는 남녀나 정치적인 부분을 따지기 이전에 ‘영화관’이라는 장소에서 특별한 경험을 줄 수 있어야 경쟁력이 있다고 이야기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12월 3일 대한민국에서 비상계엄이 발령되었고, 그로 인해 12월 14일 대통령이 탄핵되었습니다.
계엄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게 된 상황인 것입니다.
필자는 조커 2의 감상을 쓰면서, 조커를 체포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사법 체계가 작동하는 ‘기간’조차 버티지 못하는 고담의 상황을 지적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2024년 12월 대한민국에서 비상계엄을 기습적으로 선포하는 군 통수권자, 국회에 진입한 군대, 그리고 계엄 해제에 따른 대가를 치르기를 회피하는 몇몇 ‘1인’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까지.
비상계엄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전시에 준하는 상황에 발동하는 것입니다.
국회에서 예산안이 삭감되었고, 야당이 국회 과반을 장악해, 심기가 불편하다고 해서 엎어버릴 수 있는 ‘한 방’이 아닙니다.
비상계엄이라는 것은 현대 대한민국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성취를 모두 부숴버리고, 80년대 군사정권 수준으로 끌어내리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명분 없이 군대를 움직여, 입법부를 마비시키고 사법부와 국민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며, 기본적인 민주주의 체계를 부정하고 사실상 독재하겠다는 선언입니다.
그로 인한 경제적, 외교적, 국가 이미지적 손실은 엄청납니다.
달러 환율은 한국은행이 조절할 수 있는 범위를 넘었습니다. 국민연금까지 동원한다고 하지만, 결국 그 대가는 대한민국 국민이 치러야 할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탄핵을 환영하며, ‘다음’ 대통령과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발언했습니다. 사실상 현 대통령이 탄핵의 인용은 기정사실이라고 본 것입니다.
아이돌, 드라마, 영화, 게임 등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해 당당히 경쟁하며, 한국을 세계인들에게 알린 것보다, 각국의 주요 언론에 ‘비상계엄’으로 노출된 것이 홍보 효과(?)가 더 크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2024년 12월 15일 달러 환율은 1435.45원이며,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위태로운 상태입니다.
외국에서는 가자지구 전쟁, 우크라이나 - 러시아 전쟁과 비교해 그나마 한국의 계엄령이 ‘나은’ 상황이라는 유머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말 그대로 ‘전쟁’ 중인 국가들보다 나은 상태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다지 유쾌하지 못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 나가기는 힘들어 이만 줄이겠습니다.
덧붙임
올해 감상한 영화들에 대한 소회는 다음 달 잡담으로 미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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