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문 포스터 이하의 내용에는 더문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국식 SF ‘신파’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영화는 간단한 개요만 듣고도 내용과 결말을 모두 예측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실제 영화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수효과 등의 ‘화면’에 집중해 극을 감상해 보았는데 CG 등은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특히 영화 중반 달에 내리는 유성우는 꽤나 볼만한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약간은 부족한 각본을 채우기 위해서는 좀 더 화려한 화면을 강조했으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신파’ 라는 것은 한국 영화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소위 ‘매니아’, ‘평론가’ 들은 신파에 비판의 날을 날카롭게 세우기도 했지만 흥행성적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더문’ 역시 신파를 포기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영화 자체가 정통 신파극에 가깝습니다.
감독의 이전 작품인 ‘신과 함께’ 처럼 ‘치사량’의 신파는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영화는 너무나 뻔한 그 ‘전개’를 계속해 나갑니다.
다만 코로나 이후로 영화관을 찾는 관객층이 달라졌기 때문일까요?
욕을 먹으면서도 흥행해 왔던 ‘신파극’은 이제는 더 이상 보기 힘들 듯 합니다. ‘더문’의 흥행성적은 말 그대로 ‘참패’이기 때문이죠.
다시 극 중 이야기로 돌아와서 ‘더문’은 신파로 인한 감정적 고조와 NASA에 근무하는 전 부인과의 이야기가 어색한 것, 설득력 부족한 전개를 제쳐놓고 보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빼고라는 말은 사실 의미가 없는 말입니다. 영화라는 것은 모든 장면이 다 어우러져서 완성되는 것이기도 하고, 이 영화에서 신파와 전 부인의 비중을 삭제한다면 남는 것이 별로 없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극의 내용 전개는 ‘뻔함’ 그 자체여서 저는 오히려 ‘전’ 센터장이 고백을 할 때 일말의 기대를 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감옥에 가는 결말이거나, 일정 부분 죗값을 치른다거나 하는 것 말입니다.
당연히(?) 극 중에 그러한 내용은 없습니다. 시나리오는 모든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습니다.
할리우드 영화처럼 ‘특수효과’와 CG만을 보고 간다고 쳐도, 영화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이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거기에 한국이 아무리 SF의 무덤이라고 해도 흥행에 성공한 SF영화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올해만 해도 스페이스 오페라라고 할 수 있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 Volume 3가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문’의 실패를 한국 관객의 SF에 대한 비선호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더문은 ‘SF’ 영화라서 관객의 외면을 받은 것일까요? 아니면 SF‘신파’ 영화라서 흥행에 실패한 것일까요?
그 모든 것들을 따지기 이전에 영화 자체의 ‘이야기’의 힘이 매우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그것이 ‘신파’이든 극의 부자연스러운 전개이든 약간은 시대에 맞지 않는 느낌이 드는 캐릭터 조형이든 말입니다.
영화 전체의 줄거리와 등장인물 전원의 행동이 영화를 보기 전 생각했던 것보다 나을 것이 없다면, 아니 그것보다 더욱 진부한 측면조차 있다면 굳이 영화관에서 관람해야 할 필요성이 상당히 떨어질 것입니다.
제 감상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