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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빌 워 - 분열의 시대영화 감상 2025. 1. 29. 09:50
시빌 워 - 분열의 시대 이하의 내용에는 시빌 워 - 분열의 시대의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담담하게 종군기자 입장에서 그린 내전의 종식과 독재를 꾀한 한 대통령의 몰락을 그린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담담하다 못해 건조한 시선으로 분열된 미국의 모습을 묘사하는 데 집중한 시빌 워 - 분열의 시대는 영화의 완성도에 비해 좋은 평을 주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미국의 분열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도 그렇고, 2024년 실제로 있었던 미국 대선이라는 엄청난 선거가 예정된 시기에 개봉한 것은 분명히 흥행을 노린 노림수라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시빌 워 - 분열의 시대는 자극적인 소재와 시기를 택한 것에 비해서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자세한 세부 사항을 묘사하는 것을 극도로 자제합니다.
영화 내 미국에서 대통령이 3선 이상을 해서 반발하는 주들이 생겨나고, 계엄령이 선포되었고 내전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배경으로만 존재하고, 직접적인 설명은 없습니다.
미군의 지휘권은 어떻게 되었는지, 어떻게 2개 주가 주축이 된 소위 서부군이 승기를 잡았는지, 자세한 사항은 관객이 알 수 없습니다.
관객이 알 수 있는 정보는, 종군기자인 리, 조엘, 섀미, 제시 4명이 보고 듣는 내전 상황뿐입니다.
마치 실제로 내전이 일어난 나라에 파견되어, 목숨을 걸고 여러 상황을 보도하는 종군기자의 다큐멘터리와도 비슷하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몇몇 장면에서는 의도적으로 감독이 발을 빼는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데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배경음이 들리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상당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분명 미국이 분열해 내전을 치르는 영화를 보러 온 것이고, 또 그렇게 홍보한 문구를 여러 군데서 보았습니다.
하지만 필자가 감상한 영화는 미국이 이미 내전이 벌어진 상태라고 ‘가정’하고 이를 담담히 취재해 나가는 종군기자들의 영화였습니다.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었고, 영화적 완성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이러한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 것이라면 어째서 분열된 미국과 내전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선택했는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재미가 있다는 표현도 시빌워 - 분열의 시대라는 영화를 종군기자 영화로 볼 때 재미가 있다는 것이지, 무엇인가 보여줘야 하는 본격 상업영화로서 재미가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정말 담담하고 건조하게 종군기자들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면, 실제로 영화 내 설정과 비슷한 ‘현실’의 국가들을 소재로 택하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내 소재가 자극적이었기 때문인지, 몇몇 장면들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진짜’ 미국인을 찾는 한 군인(아마도 민간인 학살자)의 질문이 대표적인 장면입니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그 장면에서,
저희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어느 쪽을 지지해야 할지 알려주시면 따르겠습니다.
라는 고전적인 답변이 생각났습니다.
주인공 리는 허무하게 백악관에서 사망합니다.
제시는 이를 사진으로 남깁니다.
대통령 사살이 내전의 종식을 의미할지 새로운 내전의 시작을 의미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가정의 가정을 하는 것은 의미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빌워 - 분열의 시대는 종군기자를 묘사한, 그들에게 헌정하는 영화라고 본다면 그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표현한 나쁘지 않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시빌워’ ‘남북전쟁’ ‘미국의 분열’ ‘세계 최강국의 내전’이라는 자극적인 수식어에 걸맞은 상업영화냐고 묻는다면 단호하게 아니라고 답하겠습니다.
제 감상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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